[중동평화 '새 판짜기'] 이스라엘 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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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스라엘의 새 총리로확실시되는 리쿠드당 아리엘 샤론(사진)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매파' 다.

아랍계 국가들은 그의 총리선출을 아랍권에 대한 '선전포고' 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힘을 바탕으로 한 평화' 를 주장하는 샤론이 집권하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은 일단 물 건너 간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샤론 후보의 외교담당 보좌관인 살만 쇼발은 6일 독일 디 벨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라파트가 조직적으로 테러를 지시하고 있다" 고 비난하며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중단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샤론은 권력을 잡으면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다.

바라크가 어정쩡하게 평화협상을 시도하다 인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샤론이 그동안 공약으로 내걸었던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보장' '팔레스타인 난민의 이스라엘 귀국 일절 불허'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유지' 등 주요 정책들이 현실화된다면 팔레스타인과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반대의 해석도 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아리엘 샤프란스키 대사대리는 "샤론은 국방장관 시절이던 1979년 내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나이반도를 이집트에 반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며 "상황에 따라서는 유연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고 말했다.

샤론 후보는 선거 승리가 확실해짐에 따라 다른 정당을 연정에 포함시키는 거국내각 구성을 추진 중이다.

현재 바라크 후보에게는 국방장관, 시몬 페레스 전 총리에게는 외무장관직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 등과 손을 잡게 될 경우 샤론이 당초 내세웠던 강성정책들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따라서 샤론의 새 내각은 그간의 우려처럼 '무작정 강성' 은 아닐 거라는 전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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