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벨기에는 축구선수 유럽행 '징검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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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벨기에가 한국 축구선수들의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벨기에 프로팀이나 프로 구단이 운영하는 유소년클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는 모두 11명이다.

일찌감치 1부 리그에 진출한 설기현(로열 앤트워프)과 이상일(베베른)에 이어 지난해 10월엔 호남대 출신 미드필더 신영록이, 지난달엔 연세대 출신 김창오가 각각 로열 앤트워프와 입단계약을 했다.

또 안양 LG에서 활약하던 유진오는 지난해 말 2부 리그 몰렌벡에 입단했고 신한고를 졸업한 윤원택은 3부 리그 베베른에 둥지를 틀었다.

이밖에 올해 중학교를 졸업한 오장은.임철민.윤상민은 몰렌벡 유소년클럽에 나란히 진출했고 경희고 출신 김현기.남궁도는 오는 6월 말까지 로열 앤트워프에서 연수를 받는다.

한국 선수들의 벨기에 진출 증가는 벨기에가 이탈리아.스페인.영국 등 유럽의 '1류 무대' 에 진출하기 위한 일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벨기에는 1, 2, 3부 리그 합쳐 모두 1백44개의 프로 축구팀이 있을 정도로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만 각 구단들은 비싼 돈을 들여 슈퍼 스타들을 사오기보다는 유망주들을 발굴.육성해 '빅 리그' 에 팔아먹는 데 주력해 왔다.

스포츠 마케팅사인 하나스포츠의 최호규 사장은 "현재 벨기에에서 활약 중인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4백여명에 이른다" 며 "한국 선수들도 벨기에의 선진화된 축구 수업을 통해 얼마든지 큰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고 말한다.

최사장은 벨기에 프로 리그의 수준이 크게 높지 않아 한국 선수들이 비교적 적응하기 쉬운 점도 벨기에가 '틈새 시장' 으로 적당한 이유로 꼽았다. 하나스포츠는 1년간 벨기에에서 축구 유학할 15, 17세 축구 유망주 18명씩을 모집 중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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