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 주미대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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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부시 행정부의 새 외교안보팀은 전임 클린턴 정부의 대북 협상 진척뿐 아니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도 긍정 평가한다. "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서울에 온 양성철 주미 대사는 1일 이렇게 말하면서 "새 외교안보팀은 우리의 포용정책 진전을 긍정 평가하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한국의 주도적.중심적 역할을 존중한다(You are on the driver seat)" 고 밝혔다.

그는 "부시 행정부도 북한의 변화를 분명히 인정하고는 있으나 군사.안보 측면의 변화가 없어 무게를 두지 않을 뿐" 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산업은행의 현대전자 회사채 인수를 세계무역기구(WTO)규정위반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梁대사는 "정부는 우선 설득에 나서겠지만 안되면 WTO에서 위반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북 정책을 놓고 부시 행정부와 갈등이 우려되는데.

"한.미간 대북 정책 기조에 이견은 없다. 협상 스타일.접근 방법 등이 다를 뿐이다. 미국은 원칙 준수를 좀더 강하게 요구하는데 조율이 가능할 것이다. "

- 그럼에도 한.미간 시각차에 대해 불안해 하는 시각이 있다.

"현재 다양한 채널이 가동되고 있어 이견은 해소될 것이다. 다만 대북 정책에서 한.미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는 화해.협력을 우선시하지만 미국은 미사일.핵 등 군사적 이해관계를 우선한다. 그런 시각 차이는 극복될 것으로 생각한다. "

- 미국의 NMD 추진 때문에 남북 관계 경직 가능성이 거론된다.

"생각만큼 우려할 문제가 아니다. 위험성은 있으나 북한을 압박하게 돼 우리에게 득이 되는 면도 있다. 미국의 최종 결정이 아직 없는데 우리가 나서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 한.미 통상마찰 심화가 우려된다.

"기업과 가까운 공화당이 수출시장 확대를 강조해 통상마찰 가능성을 크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자동차 분야는 마찰이 예상된다. "

- 한국 개혁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개혁이 부분적으로 시장원칙을 따르지 않는다고 본다. "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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