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원 임용 적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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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99년 전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李모(25.여)씨는 지난 29일 전주교육대학 편입학시험에 원서를 냈다.

중.고등학교 교사 자리를 기약없이 기다리는 것보다는 교대를 2년 더 다닌 후 초등교사로 발령받는 게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에서 중등학교 국어교사는 97년부터 3년간 단 한명도 뽑지 않다가 지난해에야 10명을 뽑았다.

교사들이 넘쳐 이후 언제 다시 임용시험이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양호.특수교사를 제외하면 사정은 대부분의 과목들이 마찬가지다.

반면 초등학교는 신설학교가 늘고 있는데다 교사들의 명예퇴직이 많아 교원 부족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이처럼 중등학교는 넘치고 초등학교는 모자라는 교직원 수급상황 때문에 교육대학으로 U턴하는 사범대 졸업자와 졸업예정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전주교육대가 29일 사대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편입학시험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60명 모집에 8백88명이 몰려 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세번째 편입생을 모집하는 대구교대도 정원 1백11명 모집에 1천2백33명이 지원, 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72명의 편입생을 뽑는 광주교대는 원서마감을 하루 앞둔 30일 12시 현재 3백88명이 지원했다.

편입학뿐 아니라 정규 신입생 모집 때도 대학졸업자가 몰리고 있다. 광주교대에서는 올해 입시에서 30여명의 대학졸업자가 합격했다.

전주교대 최홍규(崔洪圭)교무처장은 "사대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대 편입생 모집규모가 입학정원의 5%에서 올해부터 20%로 늘어났다" 며 "편입생 증가에 맞춰 교과과정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전주=서형식, 대구=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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