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창호 올해도 지각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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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이창호9단의 최대 약점은 초반 포석으로 꼽힌다.

발동이 늦게 걸리는 타입인 이9단은 한해 농사에서도 초반에 해당하는 연초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1월 한달의 전적은 3승3패로 반타작에 그치고 있다.

이세돌3단에게 지난해 MVP를 내준 뒤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전도가 불투명하다" 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천하의 이창호가 힘겨워하고 있는 것이다.

전적을 살펴보자.

▶국수전=누가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에게 도전할까. 도전한다면 지난해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까. 팬들의 관심 속에 이9단은 조훈현9단과 도전자 결정전을 벌이고 있는데 3번기의 첫판은 졌고 2국에서는 이겨 간신히 1대1을 만들었다. 최종 결승전은 2월 2일.

▶패왕전=본선에서 18연승을 달리다 마지막 판에서 조훈현9단에게 졌다. 두사람이 우승컵을 놓고 결승5번기를 시작했는데 첫판에서 이창호 승리.

▶기성전=유창혁9단과의 타이틀매치다. 3번기의 첫판은 승리했으나 28일 방콕에서 열린 2국에서는 165수 만에 불계패해 역시 숨가쁜 1대1이다. 최종전은 2월 5일.

조훈현9단과 2승2패이고 유창혁9단과 1승1패. 국수전과 기성전 모두 일진일퇴의 치열한 혈전이다.

여름에 유독 강한 이9단은 이 두 기전에서 승리할 경우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패배한다면 지난해처럼 한동안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

이9단은 지난해 1월,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여성인 루이나이웨이9단에게 패배하면서 2월까지 승률이 5할에 그쳤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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