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공작정치 강력 분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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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9일 그동안의 잠행(潛行)에 대해 "정치에 입문한 지난 5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갈 길을 많이 고민한 열흘이었다" 고 말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이날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다.

그러면서 李총재는 '민생과 대여 투쟁의 분리' 라는 정국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국가위기를 초래한 경제와 민생, 그리고 남북관계는 국회를 중심으로 대처할 것" 이라며 "그러나 비열한 공작정치는 국민의 힘을 모아 강력히 분쇄해 나가겠다" 고 했다. 李총재는 이날 현 정권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정권" "국민이 흘린 피의 대가로 탄생했음에도, 마치 민주화의 독점자인양…"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하루살이 정권" 등 직설적 표현들을 동원했다.

李총재는 "한나라당은 수십년간 국가발전에 기여했고, 이 땅의 건전한 중심세력을 대변하는 대표 정당" 이라며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고 해 자신감과 단결을 당부하면서 인사말을 맺었다.

총재실 관계자는 "2002년 대선을 겨냥해 하나로 뭉치자는 뜻"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연찬회는 총재가 현 정국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강경대응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전한 자리였다" 고 말했다.

홍사덕(洪思德)국회 부의장은 "안기부 자금 수사는 (여권이)복수정당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총재가)강한 투쟁을 선택한 것 같다" 고 말했다. 李총재는 이날 밤늦게까지 개별 의원들과 얘기를 나눴다.

이수호.서승욱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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