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용어해설] 개선·개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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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한은 요즘 '개선' 과 '개건' 이란 말을 부쩍 즐겨 쓰고 있다.

북한 사전에서 개선은 "부족하거나 잘못된 것을 고쳐 잘 되게 하는 것" 을 뜻한다. 개건은 "뒤떨어진 것을 보다 선진적인 것으로 고쳐 다시 건축하거나 건설하는 것" 으로 풀이된다. 어의적으로만 보면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 용어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사고' 표방과 연관되면 의미가 달라진다.

옛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 중국의 '개혁.개방' , 베트남의 '도이모이' 처럼 북한식 변화의 키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개선은 주로 경제구조.기업관리.경제운영을 실용적.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을, 개건은 기술혁신.첨단설비화를 각각 뜻한다.

북한이 개선이란 이름 아래 시행해 온 조치에는 ▶노동자.농민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개인소유의 확대▶협동농장의 분조관리제 강화▶기업관리의 합리화 및 독립채산제 강화 등이 꼽힌다.

반면에 개건은 공장.기업소의 기술혁신과 첨단 산업시설 도입을 포함한다.

결국 체제 존립에 위협을 주지 않을 정도로 속도를 조절하면서 점진적으로 개혁.개방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북한당국의 변화의지가 개선과 개건이란 말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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