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대통령 취임] 첫날 일정 각료와 예배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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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1일 오전 워싱턴의 내셔널 카테드랄에서 예배를 보는 것으로 취임 후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부인 로라, 딕 체니 부통령 부부, 새 행정부 각료들과 함께 예배에 참석해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의 설교를 들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직후 1801년 제3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미 역사상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한 뒤 대통령 선서를 한 2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1일을 '기도와 감사의 날' 로 선포했었다.

부시 대통령 부부는 예배를 마친 후엔 백악관에서 오픈 하우스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20일 미국 수도 워싱턴시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거행된 부시 대통령 취임식은 궂은 날씨 속에도 30여만명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졌다.

낮 12시 윌리엄 렌퀴스트 연방 대법원장이 먼저 낭독하면 그대로 문구를 따라 하는 식으로 취임선서를 한 뒤 '제 43대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 로 처음 소개된 부시 대통령은 곧바로 취임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연설에서 피를 말렸던 선거를 의식한 듯 "정의와 시민정신이 살아 숨쉬는 하나의 나라를 만들겠다" 고 다짐하는 등 국민 통합을 특히 강조했다.

○…20일 밤 동시에 열린 여덟 곳의 축하 무도회장을 순회하며 매번 부인 로라와 춤을 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던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춤을 잘 못춘다고 깜짝 고백을 해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5만여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한 무도회에서 그는 "미국에서 나보다 춤을 못추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내 동생인 플로리다의 주지사일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 취임식장은 새 출발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적지 않아 시민단체들의 반대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수천명의 시위대들은 '도둑 만세(Hail to the Thief)' 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부시가 지난번 대선을 도둑질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에는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유권자 득표에서 50만표를 앞섰으나 부시가 연방 대법원의 5대 4 표결로 당선한 것을 들어 '50만표를 꺾은 1표' 로 대통령이 됐다고 비아냥댔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 부부는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시가행진 도중에 멈춰서서 군중들과 악수하지 않고 백악관에 가까이 와서야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답례했다.

○…부시 대통령이 전임자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만료 직전에 내린 행정명령 등을 중단토록 한 것은 역대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은 것이라고 워싱턴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클린턴 역시 취임 직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막판에 내린 행정명령들을 중단시켰으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 똑같이 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성명이나 축하메시지를 통해 부시 대통령 취임을 축하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는 21일 오전 축하성명을 내고 "미.일 관계 발전을 위해 가능한한 빨리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싶다" 고 말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축전을 보내 부시 행정부와의 유대관계 구축을 희망했고 영국의 로빈 쿡 외무장관도 축하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 취임과 함께 행정부가 바뀌자 백악관 홈페이지(http://www.whitehouse.gov)도 재빠르게 새단장을 해 사상 첫 사이버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조강수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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