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기밀비 스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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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 외무성 간부가 거액의 기밀비를 유용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에서 불투명한 정부기밀비 사용관행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발단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외무성의 한 고위 공직자가 1993년부터 총리 등 고위층의 해외방문 업무에 사용하는 기밀비 중 약 2억엔(약 22억원)을 개인계좌로 입금해 사용해온 것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이 간부는 연봉이 1천만엔(약 1억1천만원)에 불과한 데도 총액 6천만엔(약 6억6천만원)짜리 경주마 14마리를 키우는 등 호화스런 생활을 해 기밀비를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외무성과 경찰청이 그의 기밀비 유용을 조사하면서 외무성이 다양하게 기밀비를 유용한 것으로 잇따라 밝혀지고 있다.

공금인 기밀비를 담당간부 개인명의의 신용카드 결제용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외무성 등 각 부처가 기밀비가 모자라는 내각관방(총리 비서실 격)에 기밀비를 상납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야당은 각 부처의 기밀비 예산을 삭감하고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에 대해 감독책임을 추궁하는 동시에 기밀비의 사용관행을 투명화하도록 정부에 촉구키로 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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