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방송 어드벤처에 갔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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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주말 중학생인 동생을 데리고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열리고 있는 MBC주최 '방송 & 미래의 테마파크' 체험전에 갔다. 방학 중이라 그런지 어린이.청소년 관람객이 많아 입장하는 데만 한시간 반쯤 걸렸다.

그렇게 힘들게 들어갔는데 체험전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방송사에서 설치한 TV세트 정도가 눈길을 끌었을 뿐 전체적인 분위기는 제목에 걸맞지 않게 산만했다.

방송이나 미래의 기술에 관해 배울 만한 것도 별로 없었다. 방송의 이해에 필요한 카메라 기법 등을 설명하는 모니터 앞에는 의자가 매우 부족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방송과 아무 관련 없는 기념품이나 장난감, 통신회사 등이 부스에서 자기 회사를 홍보하는 지극히 상업적인 모습들이었다.

특히 부스에서 나눠준 홍보 팸플릿이 여기저기 굴러다녀 안그래도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이 혼잡한 장내를 지저분하게 만들었다.

방송작가가 꿈이라 필기구까지 준비해 갔다가 아무 것도 적지 못하고 돌아온 동생은 매우 실망하는 눈치였다.

7천원이나 되는 청소년 입장료가 아깝지 않도록 좀더 볼 것과 배울 것, 느낄 것이 많은 방송 어드벤처 행사였다면 이렇게 아쉽지는 않을 것이다.

김지원.이화외국어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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