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EBS '중요한 건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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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EBS 밤 9시)〓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안제이 줄라프스키(60)감독은 우크라이나 태생이나 활동은 주로 프랑스와 폴란드에서 했다.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목격한 그의 부모가 조국을 떠나 프랑스로 이주했다가 폴란드에 정착했기 때문. 그 때문인지 그의 작품엔 허무적 성향이 짙게 깔려 있다.

소피 마르소를 주연으로 내세운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1989년)가 유명하다.

75년작인 '중요한 건…' 은 줄라프스키 감독이 프랑스에서 두번째 만든 영화. 소설가였던 그의 아버지가 쓴 작품을 영화화했다.

이후 '퍼블릭 우먼' '쇼팽의 푸른 노트' 등을 통해 사회의 인습에 저항하며 강한 실험성과 예술성을 발휘했다.

영화는 주류 사회에서 다소 소외된 사람들을 다룬다.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불후의 명작' 이 에로영화 감독과 대필작가의 엇갈린 만남을 그린 것과 비슷하게 '중요한 건…' 은 별 볼 일 없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세르베(파비오 테스티)와 싸구려 에로영화 배우 나딘(로미 슈나이더)의 사랑을 다룬다.

세상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사진작가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여배우에 대한 심리묘사가 촘촘하다.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들, 재능이 변변찮은 사람들을 다소 어둡고 우울하게 그려내면서 사랑만이 유일한 구원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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