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자" 엔 한목소리 손실 분담엔 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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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재로서 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에 대한 뚜렷한 해법은 없어 보인다.

신규자금 지원이나 지급보증을 설 수 없다는 채권단과 삼성중공업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한부신을 부도 처리해야 실익이 없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

◇ 삼성중공업은 지급보증 요구〓삼성중공업은 한부신이 부도날 경우 입주자와 분양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채권단이 공사비 1천2백76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채권단이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 어음만기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면서 "그 때까지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어음을 돌릴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도 한부신의 부도를 원치 않는다" 면서 "채권단이 문제 해결에 한계를 드러낸 만큼 이제는 정부가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현명한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 채권단 "조금씩의 손실 불가피" 〓한부신을 부도처리하는 것은 은행이나 건설업체.분양계약자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긴 마찬가지다.

채권단의 기본 방침은 한부신과 채권은행.건설업체들이 조금씩 손실을 분담하면서 한부신을 살려가고 순차적으로 밀린 공사대금을 처리하겠다는 것.

채권단은 이날 삼성중공업측에 ▶1천2백76억원의 공사대금 중 4백66억원은 삼성중공업이 분당터미널(테마폴리스)의 분양권으로 현물 인수하고▶나머지 5백67억원은 1년 거치 3년 분할 상환하며▶연체이자 2백43억원은 감면해야 한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측은 분양가가 시가에 훨씬 미치지 못하며 채권단의 지급보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은행들이 한부신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며 "한부신이 쉽게 부도처리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김동섭.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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