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칼럼] 재정적 안정을 위한 실천 법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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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재정(財政, public finance)’을 검색 해보면 ‘국가 및 지방 공공 단체의 경제활동’이라는 요약 설명이 나온다.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넓게는 개인•가계 등 경제 주체의 재산 및 수지(收支)의 관리를 포함하며, 이를 사재정(私財政)이라고 하고 이에 반해 국가 및 지방 공공 단체의 재정을 공재정(公財政)이라고 한다. 이러한 재정의 설명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아래의 대목이다.

‘가계는 수입이 정해져 있으므로 그 수입 범위 내에서 지출을 억제하는 양입제출(量入制出)이 운영의 원칙이 된다. 그러나 재정에서는 먼저 필요한 지출의 규모를 결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수입의 확보를 기하는 양출제입(量出制入)이 원칙이 된다’는 것이다.

즉 가계 혹은 개인의 재정에 있어서는 수입이 우선이 되고 그 수입의 범위에서 지출을 억제하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전체 자산을 부풀린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너무나 교과서적인 이론이지만 실제 우리의 주변을 살펴보면 정상적인 수입만으로 마이너스 상황이 아닌 사람이 없다.과연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물론 대부분의 가정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지상 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출을 받고 부동산 구입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수입을 훨씬 초과하는 지출이 발생되면서 전체적인 가계의 재정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부동산 구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재정 상황을 보이는 가정은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이너스 통장을 너무나 당연시 여기고 매월 빚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식으로 치부하기에는 쥐꼬리 만한 월급과 물가 상승이라는 핑계가 조금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효율적인 수입과 지출 관리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우리는 인식해야 하겠다.

흔히들 수입과 지출이 잘 맞물려서 돌아가고 적당한 금액의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서 노후 준비나 자녀 교육,결혼 준비도 진행된다면 어느 정도 ‘재정적 자유’를 얻었다고 할 수 있는데 달리 얘기하면 재정적 자유는 돈 뿐만이 아니라 이를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말한다. 이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첫 번째로는 투자할 재량을 갖는 자금을 벌어 놓을 필요가 있다.이 말은 누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종자돈(Seed Money)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보통 눈뭉치(Snow Ball) 이론이라고 하는데 산 위에서 주먹만한 눈 한 덩어리를 굴리면 눈 덩어리가 굴러 내려가면서 점점 커지듯이 돈도 이러한 원리가 적용되어서 최초의 종자돈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그
이후에는 알아서 굴러 간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한번 정도의 재정적 상승을 하지 못하면 영원히 마이너스 인생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돈을 쓰고 빌리는 것도 하나의 재테크이자 삶의 요령이지만 저축하는 요령을 배워 둘 필요가 있다.

똑같은 금액을 매월 월급으로 받지만 실제 입사 동기들의 저축 금액이나 투자 금액은 같지가 않다.

오히려 월평균 수입이 적은 사람이 많은 사람보다 저축을 더 많이 하는 경우도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만큼 저축 요령을 몰라서이다.

저축의 요령은 일단 지출하고 남은 금액을 저축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매월 총 예상 지출 금액을 100%라고 본다면 80%선 정도의 조금은 빡빡한 지출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서 지출을 하고 동시에 저축도 병행해야 한다.그래야지만 남들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앞선 저축이 가능하지 지금처럼 일단 지출하고 그러다 보니 남는 돈이 없어서 저축은커녕 늘 마이너스라고 투덜대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길기만 하다.

재정적인 자유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세 번째 사항은 시장의 등락과는 관계없이 투자 자금이 계속 불어날 수 있도록 하는 투자 기법을 통달할 필요가 있다.통달이라는 단어에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냥 시장이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상관없이 남들보다 수익을 덜 내더라도 남들이 잃을 때에도 덜 잃으면 그만이다.그 방법은 역시 분산 투자가 아닐까 싶다.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완벽하게 갖출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시장의 등락과 상관없이 꾸준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하겠다.

마지막은 자신이 벌어 놓은 돈을 최대한 즐기면서 쓸 줄 알아야 한다. 보통 돈 쓰는 일은 아무런 훈련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흔히들 부자들은 돈을 지배하는 사람이고 돈을 자신의 노예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그에 반해서 일반인들은 대부분 돈의 노예가 되어서 돈에 끌려 다니는 생활을 한다고 한다.추상적으로 들리겠지만 같은 돈을 쓰더라도 덜덜 떨면서 한참을 고민하면서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선뜻 기꺼이 지출을 하는 사람이 있다.어차피 할 지출이라면 편한 마음으로 기꺼운 지출을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자.난 과연 돈의 주인인가? 아니면 돈의 노예인가?
이 4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이 기능들을 갖출 때까지 재정적 자유는 절대로 성취될 수 없다.또한 재정적 자유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궁극적인 바람이자 꿈인 풍요로운 미래의 준비도 되지 못할 뿐더러 부자는 당연히 어려운 남의 얘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속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재정적 자유를 통한 ‘부자’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아래의 또 하나의 실천 법칙을 완벽하게 생활화해야 하겠다.

·내 주변에 널려 있는 기회를 매일같이 주의 깊게 살펴본다.

·나 자신이 갖고 있는 기능과 재능, 관심을 최대한 활용하여 재산을 모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그만둬야 할 때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 다음부터는 재정적 자유를 마음껏 즐기도록 한다.

재정적 안정을 얻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박물관이나 도서관 서고에 보관하고 있지 않다.설악산이나 지리산 깊숙한 곳에 묻어 있지도 않다.우리의 주변에 널려 있다고 보면 된다.우리의 일상 생활의 하나하나가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는 재료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생활하자.

두 번째가 스스로의 재능을 하루라도 빨리 발견하는 것이다.진정 나와 맞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남들보다 월등히 잘 할 수 있는 재테크나 투자 종목은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 이것 저것 해보면서 적성과 취향에 맞는 특기를 발견하듯이 투자에 있어서도 궁합이 맞는 투자가 있기 마련이다.안 되는데 자꾸 어떻게 해보려고 억지로 밀어붙이면 손해는 결국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마지막은 욕심을 버리자는 것이다.즉 적당한 수익률을 올렸으면 눈을 딱 감고 빠져 나오는 맺고 끊음의 미학을 실천하는 것이 성공하는 투자자의 모습이다.

최고점의 미련을 못 버리고 위만 보면서 올라가려고만 한다면 언젠가는 주저앉고 만다.아예 천 길 만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도 있다.위를 보면서도 때로는 아래도 보면서 올라올 만큼 올라왔으면 그만 멈추고 쉬는 여유도 부릴 필요가 있다.

올림픽 선수의 금메달은 하늘이 준다고 한다.물론 일리가 있는 얘기이다.그렇다면 하늘이 금메달을 주려고 적당한 사람을 물색하는데 일반인 사이에서 줄 수 있을까? 일단은 나 스스로가 노력해서 국가 대표가 되어야 한다.

또한 일단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기본적으로 하늘이 금메달을 주기 위한 모양새는 나 스스로가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부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다만 우리가 그만한 모양새를 못 만들어 놓지 않았나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서기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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