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분당CGV 안전불감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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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분당에 있는 CGV라는 대형 극장체인이 관객의 편의와 안전에는 아예 눈을 감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

지난 12일 오후 10시쯤 이 극장에서 영화를 본 뒤 1층으로 가려고 하는데 출구는 열명 정도만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 한대가 고작이었다.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한꺼번에 몰려나온 수많은 관객들은 4층에 있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발이 묶인 채 장시간 곤욕을 치러야 했다.

나를 포함한 몇몇 관객들은 엘리베이터 옆의 비상계단을 통해 밖으로 내려가려 했으나 1층 출구가 나무문으로 막혀 있어 다시 4층 엘리베이터쪽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수많은 관객들이 단 한대의 엘리베이터로 1층이나 지하주차장으로 빠져나가야 했기 때문에 수십분씩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극장 관계자들은 항의하는 관객들에게 '우리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할 뿐 아무런 책임이 없다' 는 식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만약 화재라도 발생하면 대형 사고가 날 게 분명한 상황이었다. 극장측은 관객의 편의와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은기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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