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상흔 임시수도 거리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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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임시수도기념관이 있는 부산 서구 부민동 일대가 전쟁의 기억을 담은 ‘역사테마거리’로 탈바꿈한다. 부산 서구청은 사업비 120억원을 들여 임시수도기념거리와 임시수도 기념·전시관을 짓는다고 21일 발표했다.

부민사거리 동아대 부민캠퍼스∼임시수도기념관까지 500m 구간에 조성되는 임시수도 기념거리는 24일 착공해 8월 말 준공할 예정이다. 임시수도 기념 전시·교육관은 다음달 실시설계를 마친 뒤 10월쯤 착공할 예정이다.

이 일대는 국가등록문화재(제41호)로 지정된 옛 임시수도정부청사(현 동아대박물관)와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로 사용된 임시수도기념관(부산시 기념물 제53호) 등의 건물이 있어 6·25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곳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주변에는 근대역사관, 40계단 테마거리, 보수동 책방골목 등 한국의 근·현대사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 많다.

임시수도 기념거리의 핵심부분은 각종 조형물이 설치되는 임시수도기념관으로 오르는 계단 두 곳이다. 남쪽 ‘지도자’조형계단에는 1.7m 높이의 이승만 임시수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고, 계단 가운데에는 화강석에 이 전 대통령의 연설문과 어록 등을 새겨넣는다. 반대로 북쪽에 위치한 ‘민초’ 조형계단에는 피난민들의 애환과 삶의 의지를 담았다. 봇짐을 진 채 피난을 떠나는 가족의 동상과 앉은 채로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의 동상이 세워진다.

이와 함께 골목에는 기존의 건물 벽면을 활용한 조형물들을 설치, 고단한 피난 시절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피란민들의 생활상을 표현할 예정이다. 맞은 편 부민오피스텔 옆 건물에는 피난시절에도 책을 놓지 않았던 천막학교 풍경이 부조로 새겨진다.

또 동아대의 협조를 얻어 임시수도 기념거리 입구 지점인 부민사거리 앞 동아대법학전문대학원 주변으로 소규모 역사테마파크를 만들어 동아대가 보관 중인 전차를 복원키로 했다.

임시수도기념 전시·교육관은 임시수도기념관 주차장 부지 2152㎡에 지하1층, 지상3층(연면적 1980㎡)의 건물을 지어 교육장과 세미나실, 전시실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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