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후유증만 남긴 딴지일보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올바른 공연문화 정착을 내걸고 공연 사업에 나섰던 인터넷 패러디 신문 딴지일보가 첫 공연을 끝으로 관련 사업부를 사실상 해체, 사업을 중단했다.

딴지일보를 운영하는 ㈜딴지그룹은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를 설치, 첫 사업으로 미국 밴드 스파이로 자이라를 초정해 지난해 12월 공연을 열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사업부 본부장 등 5명의 부서 전직원이 회사를 떠나 사업이 중단됐다.

"국적과 장르에 관계없이 작품성있는 음반과 뮤지션을 선보여 올바른 공연문화 정착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 이라던 장담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게다가 사업 중단 및 직원들의 퇴사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파이로 자이라 공연으로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은 딴지측과 퇴사 직원들 모두 확인했다.

그러나 퇴사 사유에 대해 직원들은 "회사측이 공연에 따른 손실이 너무 크고 지향 방향이 다르다며 크리스마스 다음날 일방적으로 퇴사를 요구, 사실상 정리해고 당했다" 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딴지측은 "일부 직원들이 업무 수행에 심각한 위법 행위를 한 것을 발견, 공연 전부터 징계를 검토했으며 결국 공연이 끝난 뒤 3명을 파면하고 1명을 정리해고 했다" 며 "앞으로 팀원을 다시 충원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계속할 것" 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모두 거친 표현을 동원해 상대방을 격렬히 비난했으나 법적 대응에는 신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진보적인 목소리와 거침없는 사회 비판으로 젊은층의 지지를 받아온 딴지일보가 '노사분쟁' 이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최재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