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증시·투신으로 이동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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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올들어 증권사 고객예탁금과 투신사의 초단기 공사채형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10일까지 고객예탁금은 2조3천2백억원이 증가했다. 올들어 주가가 상승세를 탄 것도 바로 고객예탁금 증가에 힘입었다.

투신권으로의 자금이동 조짐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업들의 연말 결제자금 수요 등으로 5조2천억원이 줄었던 투신사 머니마켓펀드(MMF)는 올들어 10일까지 7조2천2백억원이 증가했다.

한국투신증권 영업추진팀 송돈규 차장은 "일반 채권형과 주식형 수익증권은 아직까지 증가세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만기를 맞은 개인고객들이 투신상품에 재유치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고 말했다.

금융계는 지난해 은행으로 집중된 시중자금이 다시 증시와 투신권으로 이동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잇따라 내리면서 낮은 금리에 만족하지 않는 고객들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신상품이나 주식투자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한해 동안 91조원의 시중자금을 끌어들인 은행권에서 아직까진 뚜렷한 자금 이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올들어 10일까지도 은행권의 실세총예금(요구불+저축성예금)은 3조2천억원이 늘었다.

시중자금의 이동 가능성에 대한 은행권 자금 담당자의 예측은 다소 엇갈린다.

국민은행 자금증권부 김옥찬 팀장은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게 불과 며칠 되지 않았으므로 효과가 나타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 며 "시중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되면 설 이후에 은행자금이 증시나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한빛은행 자금팀 이승옥 과장은 "예금자보호법 시행을 계기로 지난 연말로 1차 자금이동은 끝난 만큼 당장 은행권 자금의 이탈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며 "지난해 큰 손해를 본 고객들이 투신상품을 다시 찾으려면 좀 더 시일이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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