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 PC업체 에이서…구조조정 태풍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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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전세계 PC수요의 감소와 경쟁격화로 고전해온 대만의 최대 컴퓨터회사인 에이서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에이서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해 오던 미국과 유럽시장의 판매비중을 대폭 낮추는 대신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집중 공략키로 했다.

이와 함께 회사를 자체브랜드 생산부문(지난해 매출 27억달러)과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부문(매출 4억8천만달러)으로 분리하고, 현재 세계 42개국에서 펼치고 있는 1백93개 사업 중 상당부분을 앞으로 2년간 통폐합해 나가기로 했다.

에이서의 스탠 쉬(58)회장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올해 매출이 25% 가량 증가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세계 7대 컴퓨터회사로 명성을 날렸던 에이서는 지난해 이익이 전년보다 4% 증가한 2억4천만달러에 그쳤으며, 주가는 무려 80%나 폭락했다.

지난 몇년간 주력했던 자체 브랜드의 미국시장 진입이 사실상 실패한 데다 IBM과의 6억4천만달러에 달하는 컴퓨터 납품계약도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일대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유보적이다.

구조조정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한데다 회사를 두개로 나눈다고 해도 중앙집권적인 기업분위기로 볼 때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회사를 생산.판매.프로그램개발 등 다섯개 부문으로 나눴을 때도 별 효과를 못봤다는 것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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