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AA] 애리조나주립대 프로야구장서 경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농구경기는 옥외 흙바닥에서 치러졌다. 결승전 전날 장대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경기가 엉망이 됐다. 이후 농구경기는 체육관 바깥으로 나서지 않았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농구가 다시 야외로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여자농구팀은 지난 27일 밤(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야구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인 피닉스 뱅크원 볼파크에서 테네시대와 경기를 치렀다.

내야에 포목을 깔고 1루쪽에 이동식 코트를 세웠다. 코트 뒤에는 커다란 커튼을 드리워 거대한 농구장(?)의 썰렁함을 덜었다.

1루 더그아웃 지붕 위에서 마스코트들의 공연이 펼쳐졌고 TV 토크쇼 스타인 로지 오도넬이 장내 아나운서로 등장해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야구장 농구경기는 애리조나주립대 찰리 터너 손 감독이 팀의 인기를 높이면서 유방암 치료 자선기금을 마련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3년 전부터 주창해 실현됐다. 이날 경기장에는 1만6천여명의 대관중이 입장했다.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활약하는 투수 김병현 때문에 국내 스포츠팬들에게도 익숙한 뱅크원 볼파크는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기 때문에 비 걱정은 없었다.

그러나 날씨가 쌀쌀해 선수들은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이불을 둘러 쓴 관중도 있었다.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체육관 문을 열어 놓고 연습한 애리조나주립대는 분전했지만 강호 테네시대에 67 - 63으로 패했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