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돋보기] 우유 한 봉 버리면… 물 15,000배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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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낭비벽이 심한 것을 빗대 '돈을 물 쓰듯 한다' 고 하지요. 물은 흔한 것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표현인데 사실 물만큼 소중한 자원도 없답니다.

잘 알겠지만 지구 표면의 3분의 2가 바다입니다. 그런데 바닷물은 염분을 함유하고 있어 사람이 마시거나 다른 용도로 쓰기가 어렵습니다.

지구 상의 물 가운데 97.2%가 이런 바닷물입니다. 인간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물은 육지에 있는 호수.강과 지하수의 일부로 지구에 있는 물의 0.4%에 불과해요. 이런 소중한 물이 점점 오염되고 있습니다. 물은 한번 오염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2백㎖짜리 우유 한 봉지를 버리면 오염된 수질을 원상회복하는 데 무려 1만5천배의 물(3천ℓ)이 필요합니다.

현재 약 5억명의 인구가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몇년 안에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하니 물을 함부로 쓰고 오염시키는 게 얼마나 나쁜 것인지 알겠지요. 공기와 땅도 물 못지 않게 소중히 지켜야 할 자원입니다.

1952년 영국 런던에서 일주일 동안 스모그가 계속되자 호흡 장애.질식 등으로 1만2천명이 생명을 잃었답니다.

대기 오염은 화산 폭발.꽃가루 등 자연적인 원인도 있지만 공장의 굴뚝.자동차가 내뿜는 연기 등 인공적인 요인이 훨씬 치명적이예요. 토양 오염은 산업 폐수.생활 하수.농약.비료 등이 땅에 스며 들어가 생깁니다.

이밖에 ▶자원이 점점 고갈되고▶음식 찌꺼기.생활 쓰레기.사업폐기물 등 쓰레기가 쌓이며▶소음.진동.악취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도 심각한 환경문제지요. 최근에는 특히 오존층이 파괴되고, 산성비가 내리고, 지구가 더워지는 등 지구촌 전체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상 10~50㎞의 성층권에는 오존층이 있어 생물에 해로운 자외선을 흡수.차단해 줍니다. 그런데 에어컨.냉장고 등에 쓰이는 프레온 가스의 영향으로 오존층이 엷어지고, 구멍까지 나기 시작했어요. 자외선은 피부암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식물의 광합성을 억제하고 동물이 자라는 데도 영향을 주어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또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쌓이면서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야 할 복사열을 차단해 지구 평균기온이 지난 1백여년동안 섭씨 0.6~1도 올랐습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1백년 뒤에는 북극의 얼음이 녹아 바닷물 높이가 50㎝~2m 상승하고, 그 결과 전 세계 경작지의 3분의 1이 바다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걱정하고 있어요.

석탄.석유를 태울 때 나오는 아황산가스나 자동차의 배기가스가 원인이 되는 산성비는 동물의 신경.근육 세포에 이상을 가져오고, 식물을 살기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심지어 금속.대리석까지 부식시킵니다.

또 아마존 삼림이 줄고, 사하라 사막이 최근 20년동안 남쪽으로 3백50㎞나 확대됐으며, 매년 1만5천종에서 5만종에 이르는 동식물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정부.기업이 환경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세계환경산업시장은 96년 4천5백억 달러에서 2000년 5천5백억 달러로 커졌습니다. 이 시장은 미국.유럽.일본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환경투자를 늘려 왔습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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