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구청 행사때 주민은 찬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강서문화원에서 열렸던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을 관람하러 갔다.

표에 좌석번호가 적혀 있지 않아 "줄서는 대로 자리에 앉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일찌감치 줄을 섰다.

당연히 정 중앙에 앉아 사물놀이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순진한 생각이었다. 무대가 잘 보이는 중앙의 1백10석가운데 70석 정도엔 '내빈석' 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었다.

내빈석은 대부분 지역구 국회의원.구의원.구청장.문화원장 등과 일부 동원한 학생들이 차지했다.

줄도 서지 않은 내빈들에게 가장 좋은 자리가 돌아가게 된 것이다.

관계자들에게 이를 항의하자 반말조로 "조용히 앉아서 보기나 하라" 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공연표를 구했을 때는 좋은 공연을 마련해준 관계자들에게 꽃 한송이라도 준비해 달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유없이 뒤로 밀리다 보니 분한 생각뿐이다. 아직도 구민보다 유력자들을 위한 행사가 열려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줄을 서지 않고 늦게 나타나 좋은 자리에 앉는 것은 아이들 교육상으로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순연.서울 강서구 화곡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