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길라잡이] 390점대 男 · 370점대 女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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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올해 수능성적을 보면 인문계.자연계는 평균점수를 중심으로 고득점쪽에 수험생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비대칭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예체능계는 평균을 중심으로 골고루 분포한 정규분포 형태였다.

이에 따라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험생들은 수능성적보다는 영역별 가중치나 논술.면접고사 등 다른 전형요소에 의해 합격이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 계열별 점수 분포=인문계열로 응시한 수험생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점수대는 3백40~3백59.9점이다.

전체 인문계 응시생의 11.07%가 분포했다. 자연계는 3백60~3백79.9점대에서 전체 응시생의 15.49%가 몰렸다.

이 점수는 인문계.자연계 모두 특차에서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체 응시자의 계열별 평균성적은 인문계가 2백78점(상위 50% 평균은 3백38.4점).자연계는 2백96.4점(상위 50% 평균은 3백56점), 예체능계는 2백37.5점(상위 50% 평균은 2백94.3점)이다.

◇ 영역별 성적=영역별로는 언어영역의 점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상위 50% 집단의 언어영역 평균점수는 인문계 1백8. 7점(14.3점 상승), 자연계 1백10.4점(14.7점 상승), 예체능계 1백1점(16.6점 상승)이다. 언어영역에서의 점수 상승이 수능 인플레 현상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점을 기준으로 3백80.1~3백85점과 3백75.1~3백80점의 영역별 평균점수를 비교해 보면 해당 점수대의 언어영역 성적 차이는 0.78(인문계)~0.87점(자연계)에 불과하다.

반면 수리탐구Ⅰ 영역은 언어영역보다 점수차이가 크게 났다. 수리탐구Ⅰ의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이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 남학생.여학생 비교=전체 응시자를 놓고 볼 때 남학생이 2백74.1점, 여학생은 2백80.8점으로 여학생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상위 50% 집단의 성적만을 놓고 보면 남학생(3백40.5점)이 여학생(3백33점)보다 우위다.

특히 점수대별로 성별(性別)구성비를 따져보면 3백90점 이상 최상위권의 경우 여학생의 성적이 저조한 반면 3백70~3백89.9점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소재 대학의 특차모집에서는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모집단위에서 경쟁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 졸업생 절대 우세=1998학년도부터 나타난 졸업생 성적 향상 현상이 올해도 이어졌다. 올해는 이같은 현상이 더 심화돼 졸업생 평균점수가 재학생보다 17.7점 높은 2백92.4점이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하면 졸업생의 점수 상승폭은 32.1점이나 된다. 올해 쉬운 수능으로 대학에 적을 두고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재수생이 더욱 늘어나게 됐다.

◇ 보나마나한 제2외국어=올해 처음 실시된 제2외국어 시험에서는 40점 만점에 평균 32.7점이 나왔다.

1백점으로 환산할 때 81.7점이었다. 과목별로는 중국어가 35.7점(1백점 만점 기준 89.2점)으로 가장 높았다.

독일어는 35.5점(1백점 만점 기준 88.7점), 프랑스어는 34.7점(1백점 만점 기준 86.7점)이었으며, 일본어는 28.1점(1백점 만점 기준 28.1점)으로 가장 점수가 낮았다.

제2외국어 만점자는 응시자(26만2천7백11명)의 22.6%인 5만9천3백70명이나 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첫 시험 탓인지 출제위원들이 너무 쉽게 출제했다" 고 말했다.

게다가 대학들은 제2외국어 성적을 원점수 그대로가 아닌 4~20점으로 축소 반영한다. 이에 따라 제2외국어는 보나마나한 시험이 됐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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