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새 세기 첫 햇살' 상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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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예부터 장사꾼하면 중국상인(華商)을 쳤다. '장사꾼 중국' 이 이젠 햇빛을 팔겠다고 나섰다.

'21세기 첫날 첫 햇살' 이 판매 품목이다. 동시에 '저무는 20세기의 마지막날 햇살' 도 시장에 나왔다.

중국 중동부 저장(浙江)성 내 과창(括蒼)산 정상. 중국 내 '새 세기 첫날 첫 해' 가 뜬다는 곳이다.

1년 전 '중국 내 밀레니엄 첫 햇살' 은 과창산 바로 아래 스탕(石塘)진이었다. 1년의 세월이 첫 햇살 주인을 바꿔놓은 것이다.

과창산의 관할 도시인 린하이(臨海)시는 재빨리 난징(南京)의 쯔진(紫金)산 천문대와 베이징(北京)의 국립천문대측으로부터 "(중국에서)새 세기 첫 해가 뜨는 곳" 이란 인증서를 받아냈다.

스탕진을 관할하는 원링(溫嶺)시의 대대적인 '첫 햇살' 선전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다.

두 도시가 '첫 햇살' 공방전에 고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엄청난 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조용한 어촌 마을 스탕진엔 수십만 인파가 몰렸다. 음식점.옷가게는 물론 기념품점.책가게 등이 갑자기 들어서는 바람에 이곳에 때아닌 '돈바람' 이 불어닥쳤다.

이번에 첫 햇살을 볼 수 있는 지역으로 공인된 과창산 정상은 수십만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광대한 분지다.

그러니 지난해보다 '돈바람' 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신장(新彊)위구르자치주도 "카스(喀什)현 서쪽 파미르 고원지대 쓰무하나(斯姆哈納)촌에서 '저무는 한 세기의 마지막 햇살' 을 보자" 며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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