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공포 또 유럽 전역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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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유럽 전역이 광우병(BSE)파동에 휩싸이고 있다.

그동안 청정지역으로 알려졌던 독일에서도 첫 발병사례가 나왔고, 유럽의 벽지격인 스페인.포르투갈에서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 등에서는 쇠고기 소비가 격감하고 동유럽에도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 독일에서도 발생=1985년 영국에서 1차 광우병 파동이 시작된 이후에 안전지대로 여겨져 왔던 독일에서 지난 26일 광우병이 발생했다.

독일에서 태어난 네살짜리 소 한마리가 북부 슐레스비히 홀슈타인주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사실이 두차례의 검사결과 공식 확인된 것이다.

기민당(CDU)등 야당은 "광우병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던 정부의 농정실패를 공격하고 나섰고, 축산농가는 앞으로 닥쳐올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가축의 뼈와 지방을 원료로 1백만t의 사료를 생산.유통시켰으며 이로 인해 광우병이 발생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포르투갈의 아조레스 군도에서 2년 전 독일에서 수입된 소 한마리가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으나 독일 당국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었다. 지난 22일에는 스페인의 갈리시아지방에서도 광우병이 보고됐다.

◇파장 확산=서유럽에서 동쪽으로 광우병이 확산할 기미를 보이자 동유럽 국가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폴란드.체코의 경우 이미 광우병 확산을 우려해 쇠고기를 사용한 사료의 수입을 금지시켰다.

프랑스에서는 T-본 스테이크 판매가 중단된 가운데 육류소비 기피현상이 번지고 있고 이탈리아는 프랑스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검토 중이다.

현지 언론들은 소의 연골을 사용한 인체 이식조직이나 유제품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광우병의 변형인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CJD)에 걸려 숨진 프랑스 환자 두명의 가족은 지난 17일 프랑스와 영국.EU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한편 EU는 다음달 4일 농업장관회의에서 쇠고기와 골분으로 만든 사료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광우병=공식 의학용어는 우해면양뇌증(牛海綿樣腦症)이다. 소에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전염성 뇌질환의 일종으로 감염되면 중추신경계가 마비될 수 있다. 프리온(Prion)이란 인자에 의해 옮겨지며 고온 살균을 하거나 X선을 비춰도 죽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의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을 경우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에 걸릴 수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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