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소장파 군인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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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리마 AFP=연합] 부정선거와 야당의원 매수 의혹이 불거져 정정이 불안한 페루에서 수십명의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페루군은 지난 29일 페루 남부에 위치한 육군 제501 대공포부대장인 오얀타 모이세스 우말라 타소 중령(사진)이 지자자 50여명과 함께 장군 한명을 인질로 붙잡고 무장 반란을 시도, 진압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우말라 타소 중령은 현지 라디오에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더 이상 페루의 적법한 지도자가 아니며, 최근 귀국한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 국가정보부장을 체포해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새로운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투쟁하겠다" 고 말했다.

하사관 1명.사병 49명.민간인 3명 등으로 구성된 반란군은 주둔지인 모케과주 사령관인 오스카르 바르달레스 장군을 인질로 붙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군에 따르면 반란군은 모케과주에서 카트나주로 이동, 토케팔라 광산을 점령해 식량과 연료를 준비한 뒤 진압군이 추격하자 푸노주의 산악마을 카피유니 쪽으로 이동 중이다.

현지 언론들은 우말라 타소 중령이 다른 군 소장 간부들에 "구국의 순간에 군인다운 결단을 내려달라" 고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른 군인들의 동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페루군도 "군은 국가의 사회.정치적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페루 수도 리마에서는 이날 퇴역 군인과 대학생 50여명이 군사령부 앞에서 후지모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후지모리 대통령은 망명을 시도하다 귀국한 몬테시노스 전 정보부장을 지지하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할 것이란 소문이 돌자 28일 3군 참모총장을 교체했으며, 이에 군 개혁을 요구해온 소장 군인들이 "측근들로 군 수뇌부를 채우고 있다" 고 불만을 드러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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