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교등급제] 각 대학들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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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는 "교육부의 조사가 올 수시 1학기에만 국한돼 정시를 포함한 전체 합격자의 분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학생부의 실질적 반영비율이 낮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대학들은 "학생부 비중이 낮은 것은 '내신 부풀리기'등으로 학생부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세대는 "교육부가 고교 간 학력차를 일부 인정한 선발 방법을 놓고 모두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그런 판단은 고교 간 학력차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만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또 "과연 대학이 고교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을 정도로 고교 간 학력이 평준화됐다고 판단하는가"라며 교육부에 공개 질의했다.

연세대 백윤수 입학처장은 "개인의 학업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뿐 지원자의 출신 지역을 감안하지는 않았다"면서 "어떤 교육환경과 성장환경을 거쳤는지 보지 않고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눈 감고 뽑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초서류평가를 할 때 각 고교의 특성과 진학 현황 등을 담은 자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자료는 과학고와 외국어고.일반고로 나눠 고교 집단별로 연세대 정시에 합격한 학생의 내신성적을 분석해 만들었다고 했다.

고려대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별.경제적 차이에 따른 고교등급제를 한 적도 없고 앞으로 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염재호 기획예산처장은 "교육부가 고교등급제로 지적한 보정점수는 과도하게 부풀려진 고교 내신성적과 학교 간 학생수의 차이에서 생기는 석차백분율의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정점수가 전체 입학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0점 만점 중 2점에 불과하고 학생 간 평균편차도 0.02점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목고와 강남권 고교 출신 학생이 수시1학기 합격자의 절반이 넘는 이화여대는 "학력차에 의한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적이 없다"는 해명자료를 냈다. 이화여대는 "올해 강남권 합격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7차 교육과정이 처음 시행되면서 수능에 자신이 없는 서울 강남의 상위권 학생이 많이 지원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동숙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교육부 권고안을 두고 고민하겠지만 정량적 평가의 한계를 고려한 대학의 종합평가 방식을 문제삼을 경우 결국 본고사 등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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