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시행하는 토익(TOEIC)문제지가 사전 유출돼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8일 토익 문제지를 사전에 입수, 수강생에게 강의한 혐의(장물 취득)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N토익어학원 원장 남모(37)씨를 구속했다.
남씨는 2002년 11월 초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서점 앞에서 국내 토익 시험주관사인 K재단법인 전 직원 강모(28.구속)씨에게 500만원을 주고 토익 문제지 1부를 사는 등 2002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2300여만원을 주고 모두 13부를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씨가 구입한 문제지는 120회(2002년 11월 24일 시행)~126회(2003년 6월 29일 시행), 128회(2003년 8월 24일 시행)분 등 여덟달치로 모두 시험 시행 전에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남씨는 유출된 문제지를 이용해 예상 문제지를 만든 뒤 자신이 운영하는 어학원 등에서 300~400명의 수강생에게 '족집게'강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토익 성적증명서 원본을 훔쳐 위조한 뒤 판매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구속된 K재단법인 전 직원 강씨의 여죄를 추궁하다 유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대구시 범어동 K재단 건물의 지하창고 및 사무실.문서폐기장 등에서 시험 문제지 원본 또는 파쇄본을 훔치거나 이를 복사해 남씨에게 팔아넘겼다.
부산=김관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