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부개발과 한중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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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주룽지 중국총리가 공식방문 및 ASEM 회의 참석차 17일 우리나라에 왔다.

주총리는 중국 서부개발 영도소조 조장이다. 중국의 21세기 거대 프로젝트인 서부개발사업의 총지휘자라는 말이다.

주총리는 방한을 앞두고 지난달 21일 베이징에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과 단독 회견했다.

그는 이때 중국의 서부대개발 사업과 이동통신 기술도입 등 경제분야에서 한국과의 합작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 기간 중 서부개발에 대한 한중 협력 문제가 중점 거론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때맞춰 산업자원부 차관을 단장으로 외교통상부.재정경제부.보건복지부 등 정부관계자 10명, 대한상의 등 기관.단체 관계자 29명, 업계 관계자 22명이 지난달말 8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서부개발 지역을 둘러보고 서부대개발 사업의 참여방안을 협의했다.

정부차원의 서부대개발 협력방안이 마련되고 있다는 한 증거다.

서부개발사업은 섬서.감숙.청해.영하.신강.서장.운남.귀주.사천.중경 등 10개지역에 대한 장기 개발 프로젝트다.

중국의 개발은 그동안 동부 12개 성.시.자치구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이 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서부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왔다.

서부개발이 돼야 내수가 진작되고 그래야 경제발전이 가속화한다고 본 것이다.

또 소수민족이 주로 거주하고 낙후된 서부지역을 개발해야 생활수준 향상을 통한 정치적 안정이 이뤄진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그래서 2001년부터 시작되는 10차 5개년 계획에 서부대개발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올 연말까지 종합계획수립을 완료한다.

올해 철도.고가도로.공항.천연가스관.황무지 조림.간선도로.고등교육 기초시설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10개 신규사업이 착공됐다.

중앙부처도 부처별로 서부개발사업을 입안, 추진하고 있다. 국채발행의 70%, 중앙정부 재정예산의 70%, 외국정부 차관의 70%를 이곳 인프라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서부지역은 부존자원이 풍부하다. 석유매장량이 전국의 23%, 석탄 30%, 천연가스 58%, 니켈 62%, 백금 57%, 칼륨 97%가 매장돼 있다. 유휴노동력도 풍부하고 잠재시장도 크다.

그러나 민족문제, 생태환경 보호문제, 인재결핍 등 단점이 있다. 또 운송비가 높고 고급기술인력이 부족하다. 개발의 잠재력이 큰 만큼 장애요인도 만만찮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초기단계에 잘만 진출하면 거대한 중국의 내수 시장을 장악할 수 있고 중앙아시아.동남아 등지로의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장기간을 요하는 만큼 우리의 진출도 장기계획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자원개발분야, 첨단기술분야, 농업분야, 관광분야, 환경분야를 이곳 투자유망 분야로 꼽고 있다.

자원개발 분야는 유전.천연가스.석탄 등 에너지원 및 광물자원의 개발을 추천한다.

농업기술분야는 토마토와 고가의 요리재료인 백합뿌리, 과일, 장미 재배를 꼽고 있다.

관광자원이 풍부해 호텔업 등도 해볼만 하다. 또 개발과 함께 생태계 보호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생태환경보호산업도 진출해 볼만 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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