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희귀수목 공사중 불법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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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라산 자생 희귀수목 상당수가 5.16도로 확장공사과정에서 행방을 감춘 가운데 이 공사를 맡은 건교부 제주개발건설사무소가 공사현장에서 이들을 훼손한 뒤 불법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개발건설사무소는 도로공사 허가 당시 희귀수종을 이식.보존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서귀포경찰서와 남제주군은 17일 제주~서귀포간 5.16도로 확.포장공사 구간에서 나온 자연석.흙을 야적해두는 사토장에서 다량의 수목 뿌리등이 매립된 사실을 확인, 위법여부에 대한 조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특히 당초 이식키로 했던 수목도 다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공사업체인 D건설과 제주개발건설사무소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은 사토장의 경우 공사현장에서 나온 자연석.흙만 매립한뒤 복토조치해야 하며 나무등 건설폐기물은 재활용하거나 폐기물관리업체등에 의해 위탁처리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남제주군의 현장조사결과 각종 수목의 뿌리가 그대로 드러난채 쌓여져 있는 등 다량의 고사(枯死)목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제주군은 또 매립된 폐기물에 대한 확인과정을 거쳐 모두 원상복구토록 조치할 계획이다. 건교부 제주개발건설사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나무 뿌리등을 건설폐기물로 보는 것은 법해석상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사안이며, 고사한 나무뿌리를 매립하는 것은 퇴비화측면에서도 필요한 일" 이라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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