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업체 급속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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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음주자들의 운전을 대신해주는 대리운전업체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에 처음으로 대리운전업체가 등장한 뒤 올들어 급속도로 늘어 1년만에 40여개에 이를 정도다.

◇ 실태〓하루가 다르게 대리운전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뒤 업체수가 1년만에 40여곳에 이른다. ㈜애니카 등 법인회사도 5곳에 이를 정도.

이들 업체는 심야에 직원들을 회사차량에 분승시켜 대기하다가 대리운전 요청을 받고 고객의 승용차를 원하는 곳까지 운전해준다.

요금은 대구시내는 1만3천원, 시내를 벗어난 경산 등지는 2만원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요금은 올 초보다 1천~2천원이 떨어졌고 직원 친절교육과 할인혜택 등으로 고객 잡기에 분주하다.

일부 업체는 손님의 부탁을 받고 대리운전 요청을 해오는 술집 등 업소에 건당 1천원을 전화비 명목으로 지불하기도 한다.

대리운전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직원이 10명도 되지 않는 영세업체들이 난립하고 문을 닫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자가 사고를 내 말썽을 빚는 업체도 있다" 면서 "내년쯤 돼야 이 시장이 안정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 원인.전망〓대리운전업체는 새로운 업종인 데다 창업에 별다른 제약이 없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의 첫 대리운전업체인 카코리아 대표 남건욱(南建旭.36)씨는 "신종 업종으로 운전면허가 있는 직원들과 이들을 수송할 수 있는 차량 몇대만 있으면 돼 너도나도 뛰어든다" 고 말했다.

운전면허가 있는 실직자들도 대리운전업체 증가에 한몫을 한다. 올 들어 시민단체와 함께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하는 등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탓도 있다.

회사원 박광수(37.남구 대명동)씨는 "택시비와 다음날 아침 차를 찾아야 하는 번거러움에 비하면 편리하고 저렴한 편이어서 자주 이용한다" 고 말했다.

대구대리운전 대표 박효원(朴孝源.43)씨는 "한번 이용한 고객은 편리하기 때문에 단골이 되고 신규 이용자도 많다" 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리운전업체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난 데 비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나 음주 교통사고는 별 차이가 없지만 이용자가 느는 만큼 음주운전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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