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팀 간부 구속…이운영씨 강압수사 혐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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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신용보증기금 지급보증 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李承玖)는 8일 경찰청 조사과(사직동팀) 李기남(49)경정을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했다.

李경정은 신보 전 서울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의 금품 비리 사건 제보자로부터 금품을 받고 李씨에 대해 강압 수사를 벌인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李경정은 지난해 3~5월 李씨의 비리를 제보한 文모씨 등 2명으로부터 "빨리 내사해 달라" 는 청탁과 함께 11차례에 걸쳐 6백45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청와대 하명사건 조사를 전담으로 하는 현직 사직동팀 간부가 비리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李경정은 또 지난해 4월 22일 부하직원 3명과 함께 경찰청 특수부 소속이라고 신분을 위장, 李씨를 사무실에서 체포한 뒤 강남경찰서 사무실과 서울 강남 R호텔 객실 및 지배인실로 연행해 10여시간 동안 불법 감금한 혐의다.

검찰은 함께 李씨를 조사한 權모씨등 사직동팀 요원 3명과 李경정에게 금품을 제공한 文씨 등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지원(朴智元)전 장관이 지급보증 압력전화를 걸어왔다는 李씨 주장은 증거가 없어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수사 결과 朴전장관의 압력에 따라 사직동팀 내사가 시작됐거나 신보 고위 간부들이 李씨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李씨가 지난해 5, 6월과 지난 3월 세차례에 걸쳐 작성한 '사건개요' 문건에서 朴전장관의 압력전화 주장이 마지막 문건에 가서야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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