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관전평] 레슬링 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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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심권호의 컨디션은 최상이었지만 파르테르(빠떼루)를 먼저 얻어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심권호는 단 한차례 얻은 파르테르에서 먼저 옆굴리기로 2점을 선취한 뒤 앞목잡아 돌리기로 승리를 굳혔다.

경기 규칙상 옆굴리기는 한번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심권호는 2점을 딴 뒤 자세를 바꿔 앞목잡아 돌리기로 전환했는데 쿠바선수가 역습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세차례나 넘어갔다. 레슬링에서 한가지 기술을 세차례 연속 성공하기는 힘들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리바스는 상대를 향해 설 때 좌우로 자세를 바꿨다. 올림픽 결승에 진출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선수라면 여기에 현혹되지 않는다.

심권호의 수비도 좋았다. 심권호는 승리를 굳히기 위해 수비에 치중하다 경기 종반에 두차례 파르테르를 내줬다. 심권호도 2백㎏을 거뜬히 들어올리지만 리바스도 체격으로 봐서 그 이상 들어올릴 수 있었다. 준결승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를 어린아이 다루듯 번쩍 들어올려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심권호는 리바스가 허리를 감싸기 전에 왼손으로 상대의 왼손을 잡아 힘을 쓰지 못하게 했다. 심권호는 두차례 위기를 아주 어려운 기술인 손목잡기로 벗어났다.

유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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