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올 사상 최대 9조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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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포스코가 지난해 철강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대우인터내셔널 등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한 ‘실탄’ 3조원을 비롯해 9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4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CEO포럼’을 열었다. 이날 공개한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은 12% 감소한 26조9540억원, 당기순이익은 28.7% 줄어든 3조1720억원이었다. 조강생산량은 2008년(3314만t)보다 감소한 2953만t에 그쳤다.

그러나 아르셀로 미탈과 신일본제철 등 주요 해외 경쟁사들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치로, 글로벌 철강사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이들 주요 철강사가 40% 이상 감산할 때 20%만 감산하며 위기를 견딘 결과다.

정 회장은 이날 “사상 최대 규모로 원가절감을 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며 위기대응 능력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경쟁사에 비해 좋았다”며 “올해는 불황 장기화에 대비한 ‘생존경영’과 위기 후 기회 선점을 위한 ‘공격경영’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1조1500억원의 원가를 더 절감하고, 투자는 9조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이미 사상 최대인 1조3595억원의 원가를 절감한 바 있다. 신기술 도입으로 원료비를 줄인 덕분이었다.

올해 투자에는 M&A 실탄으로 쓰일 예비비 3조원이 포함돼 있다. 정 회장은 “경제위기 극복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불황 터널을 지났을 때 기회를 포착해 도약하기 위해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원개발이나 마케팅 강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시장에 나오면 검토할 것이며, 대우건설은 현재로선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가는 현재 3조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 밖에 올해 포항의 4고로를 리모델링하고, 광양 후판공장을 준공하는 등 국내외 설비를 신·증설한다. 또 인도와 인도네시아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도 구체화하는 등 해외 성장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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