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여성이 바라는 로봇은 ‘수면용 男 베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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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헬스코치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최초의 남성용 섹스 로봇이 선보여 사람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키 1m70cm, 몸무게 54kg, 날씬한 몸매이지만 풍만한 가슴을 자랑하며 진짜 사람같은 피부결을 갖추고 있다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내부 생식기는 산부인과 의사의 조언을 수렴하여 살아있는 여성의 질감을 그대로 옮겨놓았다고도 전해진다. 더욱 위생적이며 혼자 독차지하니 감염의 위험도 없고 골치아픈 임신등 휴유증도 없이 마음껏 자신의 욕구 분출을 할 수 있다는데서 독신남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는 있어보인다.

거기다가 맘에 드는 색깔의 헤어나 눈동자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인종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무선 인터넷으로 성격 등 내면의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고 하니 가히 창조의 기쁨을 누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남성이 바라는 혹은 창조하고픈 ‘이브’의 모습은 지적이거나 활동적인 모습은 아닌 것 같다. 개발자는 걷고 움직이고 일상사를 조언하는데는 관심이 덜한 모양이다. 두터운 입술을 조금 벌리고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검은색 란제리로 감싼 채로 골반을 적당히 벌리고 앉아 있는 모습은 수동적이고 친절하고 순종적이기까지 하다.

어쩌면 남성속의 이상적인 이브란 요염한 교태미보다는 백치미에 가까운 순종적인 모습에 더 가까운 것인지 알 수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버금가게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모습은 한때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수면용
남자베개’에 그대로 투영이 되어있다. 자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듬직하게 24시간이라도 팔베개를 해주고 한쪽 다리를 얹거나 끌어안고 뭉개도 불평 없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곁을 지키고 있어 무척이나 포근하고 편안한 일종의 ‘여성용 토이’일 수도 있겠다.

얼굴은 살짝 웃는 듯 무표정인듯 포커페이스가 감정의 기복이 없이 한결같은 것이 일그러진 미소를 띤 것보다 더욱 듬직하고 좋아보일 수도 있겠다. 온 몸이 폭신한 솜 덩어리인 남성이지만 “푹 쉬어요, 항상 내가 있잖아요” “오늘은 어땠어요? 내일은 모든 일이 더욱 잘 될거예요”“잘 잤어요?” “사랑해요”“당신이 제일 예뻐요”“미소띈 얼굴이 오늘따라 더욱 멋져보이네요” “당신한테 좋은 냄새가 나요” 등등 듣기좋은 남성의 나지막하고 다정스러운 목소리라도 첨가되었으면 더욱 좋을 듯 싶다.

불감증으로 혹은 바람피는 남편에게 분노하여 질성형을 위해 여성전문 성클리닉을 찾는 여성들에게 진정 필요한 ‘로키’는 강력한 바이브레이터를 갖춘 지칠줄 모르는 ‘기계’가 아니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말로 여성에게 말을 걸고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표현해주는 늘 곁에 있는 포근하고 폭신한 솜 덩어리 베개일 수도 있겠다.

테레사여성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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