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YS 만나 지원 요청 … ‘세종시 여론 전쟁’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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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청와대 박형준 정무수석·정정길 대통령실장, 정운찬 총리,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안상수 원내대표·장광근 사무총장, 주호영 특임장관.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토요일인 지난 9일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신년 인사를 겸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여권 관계자가 10일 전했다. 만찬은 오후 6시부터 배석자 없이 단 두 사람만 함께했으며,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신년 인사를 겸한 자리였다”며 “장소는 청와대 안가나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이 아닌 서울 시내 모 음식점이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집권 3년차인 2010년을 맞은 각오를 김 전 대통령에게 밝히고 국정 전반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11일 발표될 세종시 수정안의 골격을 설명하며 “국가 경쟁력이나 통일 이후에 대비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뒤 김 전 대통령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7일 4·19혁명과 6·3사태를 주도한 원로 정치인들의 송년 모임에서 “세종시(원안)는 정부를 반으로 쪼개려는 기형적인 괴물” “대통령이 되려는 욕심으로 수도를 통째로 옮기겠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황당한 공약이 (세종시 문제의) 발단이 됐다”고 말하는 등 수정 방침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왔다.

한나라당의 핵심 인사는 “수정안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YS에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며 “특히 부산·경남지역의 친박 의원들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뒤 YS의 직간접 지원을 기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YS에게 전화를 걸어 새해 인사를 했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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