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김순형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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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국 남자육상 8백m를 대표하는 김순형(27.대구시청)이 '시드니 스트레스' 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 참가하는 올림픽에서 8명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하고 싶은 욕심이야 '꿀떡' 같지만 생각만큼 일이 풀리지 않는다.

지난 4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전지훈련에서 입은 오른쪽 무릎부상이 스트레스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걷지도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으나 지난달부터 강원도 봉평에서 간단한 조깅을 시작으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하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다 보니 머리카락이 하나둘씩 빠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머리 한가운데가 훤하게 드러났다. 원형 탈모증-.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이종범이 심각한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증에 시달렸다는 얘기를 한귀로 듣고 흘려버렸는데 이같은 증세가 자신에게 들이닥쳤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얼굴이다.

김은 "욕심이 과했던 것이 화를 부른 것 같다" 며 "주위 분들의 기대가 큰데다 스스로도 욕심이 나 무리를 했더니 대표생활 시작 이후 처음으로 다쳤다" 고 말한다.

여기에 또하나의 비보(?)가 들이닥쳤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경비절감을 이유로 자신을 지도해온 대표팀 김봉유 코치를 선수단에서 제외한 것. 코치도 없이 시드니에서 고군분투할 생각을 하니 막막할 따름이다.

김은 "세계기록(1분41초11) 보유자 윌슨 킵케터(덴마크)와 멋진 승부를 벌이고 싶은데 걸림돌이 너무 많다" 며 아쉬워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김순형은 지난해 세비아(스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8백m에서 한국 트랙사상 처음으로 24명이 겨루는 준결승에 진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김은 지난해 6월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A기준기록(1분46초30)에 0초2가 모자라는 1분46초50의 호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봉평(강원도)〓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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