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체력 다진 쌍둥이·곰 … 잠실 라이벌전 볼 만하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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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프로야구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2010시즌 전력 보강을 위한 총력전으로 스토브리그를 달구고 있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는 올겨울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대어를 긁어 모은 데 이어 지난 시즌 후 박종훈 감독을 영입했고, 이번엔 이택근·이병규 등 스타 선수들을 또 보강했다. 면면으로 보면 너끈히 우승 멤버다.

최근 3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두산은 모처럼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소 짠돌이 구단 이미지였던 두산은 선발진 보강에 뭉칫돈을 쓰고 있다. 좌완 이현승과 외국인 투수 영입에 지갑을 활짝 열었다. 잠실벌이 올 시즌 뜨거워질 전망이다.

◆벼랑 끝 LG, 해마다 대규모 투자=6-6-6-8-5-8-7. 2003년부터 2009년까지 LG의 순위다. LG는 2002년 준우승 이후 7년 동안 가을잔치의 구경꾼 노릇을 했다. 전력 보강을 위해 해마다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늘 바닥권이었다.

꼴찌로 추락한 2006년 겨울, LG는 우승 청부사 김재박 감독을 15억5000만원을 쥐여주며 현대에서 데려왔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두산 에이스 박명환도 거금 40억원을 들여 영입했다. 그러나 2007년 5위에 그쳤고, 2008년에는 팀 역사상 최악의 승률(0.365)을 기록하며 2년 만에 다시 꼴찌로 떨어졌다. 2008년 시즌 뒤에도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FA 이진영과 정성훈을 영입했지만 7위에 머물렀다.

투자에 따른 성과가 나오지 않자 재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김재박 감독을 내보내고 라이벌 두산의 2군 감독 출신인 박종훈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선수 보강도 계속됐다. 지난해 12월 말 현금 25억원과 선수 두 명을 내주고 히어로즈의 간판 타자 이택근을 불러왔다. 좌타 일색인 LG에 이택근의 가세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일본 주니치와 계약이 만료된 이병규도 친정팀 LG 복귀를 앞두고 있다. 

◆우승 목마른 두산, 선발 보강=두산은 취약한 선발진 보강에 역점을 뒀다. 지난해 10승 투수가 김선우 한 명일 정도로 선발진이 약했던 두산이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현금 10억원과 지난해 7승을 올린 금민철을 히어로즈에 내주고 이현승을 데려왔다. 이현승은 지난해 히어로즈에서 13승을 올렸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16번 기록했다. 확실한 좌완 선발이 없던 두산으로선 안성맞춤인 선수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예전과 달라졌다. 과거 서류작업으로만 뽑았던 두산은 처음으로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그리고 3일 우완 켈빈 히메네스와 좌완 레스 왈론드 영입을 발표했다. 히메네스는 최고 150㎞ 초반의 직구를 던지는 정통파 투수, 왈론드는 한국(LG)과 일본을 거치며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에게 인색한 편이었던 두산은 파격적으로 두 투수에게 연봉 상한선인 30만 달러를 건넸다. 이는 히어로즈로부터 서울 연고지 분할 보상금으로 받은 22억원 효과다. 최근 5년간 준우승만 세 차례 하며 생긴 ‘우승 노이로제’를 이번에야말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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