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산책] 하이트·OB라거·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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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여름철을 맞아 맥주회사들이 새 광고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이트맥주에 밀려 만년 2위가 된 OB맥주는 축구 광고로 바람몰이에 나섰다. 수성(守城)입장인 하이트맥주는 소비자에게 시원함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주 휴양지인 해밀턴 섬과 닐슨 베이 사막. 작열하는 태양 속에 황금빛 모래 먼지를 날리며 전도연이 사막 보드를 경쾌하게 타고 나타난다.

질주하던 사막 보드는 어느새 파도를 가르는 수상스키로 바뀌고 시원한 하이트맥주를 마시는 장면으로 끝난다.

광고를 보고 있으면 정말 갈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제작사인 애드벤처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도연은 사막 보드와 수상 보드를 타는 장면에서 대역 없이 열연했고 평소 익힌 수상 스키 실력을 맘껏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애드벤처의 허원구 차장은 "뜨거운 사막에서 타는 사막 보드와 시원하고 역동적인 수상 보드를 대비해 맥주를 마실 때 느낄 수 있는 시원함을 극대화했다" 고 말했다.

OB라거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우리 축구대표단이 승리하는 기쁨을 소재로 했다. 골이 터지기 직전과 골이 터지는 순간을 앵글에 담았다.

상대방 골문 앞에서 골을 넣을 듯 말 듯 하는 선수들, 골문 앞에서 그 모습을 애타게 지켜보는 우리 골키퍼와 관람석의 관중들. 그러다가 골이 터지는 순간 환호성을 지른다.

카스맥주는 주고객인 20대의 사랑을 테마로 삼았다. 병맥주를 딸 때 나는 '톡' 소리를 신세대들의 톡톡 튀는 라이프스타일과 연결했다.

해양대학교 졸업생들이 제복을 입고 엄숙하게 임관식을 하면서 의장대를 사열하는 현장. 한 여자가 느닷없이 사열대로 뛰어들어 남자 애인의 볼에 뽀뽀를 한다. 남자가 당황해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톡' 소리가 나온다.

여학생 강의실에 한 남학생이 성큼성큼 들어가 사랑하는 여학생에게 빨간 장미 꽃다발을 바친다.

수줍은 듯 웃는 여자와 부러워하는 친구들의 환호성 속에 젊은이다운 패기가 넘친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12명은 모두 신인이다.

젊은이들 고유의 사랑하는 방식을 발랄하고 신선하게 담아냈다는 평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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