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전자업체 북한서 첫 완제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중소업체의 대북사업이 그동안의 임가공 중심에서 완제품 생산으로 바뀐다.

전자업체들이 북한에서 처음으로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생산설비를 직접 투자하며, 현지 고용인력도 늘리기로 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기업 방북단으론 처음 북한을 방문한 뒤 18일 돌아온 김영수 전자조합 이사장은 "전자조합 회원 9개 업체는 앞으로 여섯달 안에 모두 3천만달러 규모의 생산설비를 북한에 투자해 콘덴서.모터 등 완성 부품을 생산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 고 밝혔다.

이 사업에는 기라정보통신.삼홍사.케드컴.제일물산.한국코아.한성전기.극동음향.인터엠.삼화테콤 등이 참여한다.

특히 전자조합은 비슷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한 박영화 부사장 등 삼성전자 대표단,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관계자 등과 만나 전자 분야의 대북사업을 공동으로 벌이고, 북한에서 생산한 전자부품을 삼성전자 북한 TV공장 등에 납품하기로 했다.

전자조합은 북한내 임가공 사업 규모도 월평균 업체당 5만달러 수준에서 10만달러로 두배 늘리기로 북한측과 합의했다.

이밖에 구두 업체인 엘칸토는 평양시 중심 청년거리 구두 공장의 생산규모를 연간 6만켤레에서 10만켤레로 늘리는 한편 구두 외에 핸드백.벨트.지갑 등도 생산하기로 했다.

엘칸토는 이를 위해 ▶북한을 함께 방문한 기술자 5명은 두달 동안 현지에 머무르면서 근로자를 상대로 생산기술을 지도하도록 했으며 ▶현재 3백명인 현지 공장의 북한 근로자를 5백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컴퓨터 모니터 조립업체인 IMRI는 올해 안에 평양에 컴퓨터 모니터 완제품 생산 라인을 갖추기로 합의했다.

또 엘간토가 주선해 함께 평양을 방문한 일부 모자.악기 업체들도 민경련과 대북투자 계약을 하고 돌아왔다.

김영수 이사장은 "새날공장 등 유휴 공장 네군데를 보여주며 이곳에 투자하라고 말하는 등 북한의 경협 자세가 그전보다 매우 적극적이었다" 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