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호남고속도로 광산IC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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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8일 오전 8시10분쯤 호남고속도로의 광주시내 구간 상행선.

서광주IC(인터체인지)를 지나 산동교를 넘으면서부터 차량 흐름이 주춤거린다. 1㎞가량 가면 바깥쪽 차선은 3㎞ 앞 광산IC까지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꽁무니에 붙어 가다서다를 반복해 IC를 빠져나오는 데 17분이나 걸린다.

2개 차로 중 1개만 남으면서 병목현상이 나타나 안쪽 차선도 제 속도를 낼 수 없다.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광산IC 일대에서 매일 출근시간대에 심한 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하남산업단지로 가는 시내 구간 운행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이용, 장거리 교통망 기능을 떨어뜨리고 있다.

◇ 체증 실태〓휴일을 빼곤 매일 오전 7시쯤부터 8시40분쯤까지 발생하고 오전 8시를 전후해 가장 심하다.

바깥쪽 차로는 광산IC를 통해 하남쪽으로 나가기 위해 늘어선 차량 행렬이 2~3㎞에 이른다. 비가 오는 날 등엔 '움직이는 주차장' 이 산동교까지 4㎞나 이어진다.

안쪽 차선도 영향을 받아 광산IC를 그냥 지나는 차량들도 제대로 달릴 수 없다. 광산IC로 빠져 나갈 것이면서도 바깥쪽 차선의 차량 행렬에 붙지 않고 안쪽 차선으로 타고 가는 얌체 운전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 이들이 중간에 바깥쪽 차선에 끼어드느라 주춤거리는 통에 뒤따르는 통과 차량들이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호남고속도로 순찰대 유용하(34)경장은 "얌체 운전자들이 체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며 "이들을 단속해 안쪽 차선의 기능을 유지시켜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체증 원인〓동광주IC~서광주IC~광산IC는 통행료를 받지 않는 구간. 시내 구간 차량들까지, 특히 하남산단 방면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또 광산IC를 나오자마자 교차로가 있어 신호를 받아야 하는데다 전방 50여m 지점에 또 신호등이 있어 고속도로의 차량들이 시원스레 국도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출근시간대에 하남산단쪽으로 몰리는 차량은 엄청나다.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오전 6시30분~9시30분 통행량을 조사한 결과 1만대가 넘었다.

고속도로에서 4천6백대, 첨단단지에서 지하도를 지나 3천1백대, 비아에서 우회전해 7백대, 국도 1호선에서 50m 전방 LG주유소 옆길에서 좌회전해 2천대가 하남산단 방면으로 온다.

비아파출소 강동원(40)순경은 "고속도로의 차량을 빼주는 것을 우선해 IC 앞 교통신호를 조작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고 밝혔다.

◇ 대책〓근본 대책인 고속도로 우회사업이 이미 착수됐지만 완공까진 아직 멀었다. 도로공사는 광주시내 구간 우회 고속도로(장성군 장성읍 수산리~담양군 대덕면 매산리 27.3㎞)의 편입부지를 사들이고 있다. 2002년 초 착공해 2005년 말 개통할 계획이다.

그때까지 고속도로 체증을 방치할 수 없어 여러 궁리를 해봤으나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산동교~광산IC 중간에 용봉IC 같은 진출로를 만들어 고속도로 통행량 일부를 국도로 분산시키는 방법도 생각해봤다 포기했다.

여기서 나간 차량들이 어차피 광산IC앞 교차로로 모여 고속도로에서 나오는 차량의 흐름을 막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 광주지사 윤행옥(48)교통안전과장은 "방법은 하나뿐" 이라며 "고속도로가 장거리 교통망 기능을 다할 수 있게 시내를 오가는 단거리 운행 차량은 이용을 자제해 줘야 한다" 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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