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이탁' 열대성저기압으로 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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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태풍 '카이탁' 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카이탁은 10일 오후 5시 현재 중심기압 9백92헥토파스칼의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다소 완화된 상태다.

태풍 발생 당시 초속 31m에 달했던 중심 부근의 바람도 초속 21m로 약해졌다.

11일에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할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비구름대와 5~10m의 높은 파도를 동반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태풍의 중심 반경도 2백20㎞, 동쪽으로는 3백30㎞까지 세력을 뻗치고 있는데다 한반도를 직접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비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 진행방향의 오른편에 위치한 중서부지역에는 지역에 따라서는 11일까지 최고 2백㎜ 이상의 집중호우도 예상된다.

강풍과 높은 파도로 해안 저지대에서는 해일도 예상돼 수방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태풍이 황해도 부근에 상륙할 시점인 11일 낮에는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여 시설물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과거 사라.셀마 등 최대풍속이 초속 35m를 넘는 대형 태풍을 제외한 많은 중.소형 태풍은 한반도 부근에 와서는 세력이 급속히 약해져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했다" 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태풍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면 세력이 약해지면서 진행속도는 빨라진다.

따라서 11일 오후 한반도를 관통해 동해안쪽으로 빠져나가 12일부터는 차례로 태풍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옛 국제공항 이름을 딴 태풍 '카이탁' 은 지난 6일 필리핀 루손섬 북서쪽 2백㎞ 해상에서 발생해 타이완 부근에서 중국 연안을 따라 북상, 서해를 거쳐 우리나라쪽으로 접근해 왔다.

7월 태풍의 일반적인 이동경로를 따르고 있는 카이탁은 대만에 많은 비를 뿌린데 이어 상대적으로 차가운 동중국해를 거치면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세력이 약화됐다.

한편 기상청은 올 여름 장기예보를 통해 태풍이 평년(11.7개)과 비슷하게 발생할 전망이고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평년(2.4개)보다 조금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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