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00여명 해남~통일전망대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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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육지의 최남단을 출발해 국토의 최북단까지 걷고 나면 더이상 나아갈 수 없는 분단의 현실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이땅에 태어난 젊은이로서 통일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는 마음으로 반드시 완주하겠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1백여명이 오는 11일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을 출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국토 행진에 나선다.

이들은 23일 동안 전남 순천.경남 함양.경북 문경.충북 단양을 거쳐 다음달 3일 강원도 고성에 이르게 된다.

지난 1월부터 자체 개설한 '국토지기' 인터넷 사이트와 각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한 이들이 내건 주제는 '통일' .

지난 5월 대전에서 열린 전체 모임에서 남북화해 시대에 젊은이들도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숙영지 곳곳에서 북한말 바로알기.북한노래 배우기.주먹밥 먹기 등 각종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모든 비용을 제공할 테니 기업광고에 협조해 달라" 는 일부 기업의 제의도 거절하고 회비 21만원씩을 부담한 대학생들은 일정.답사.행사 계획 등 모든 준비를 각 지역별로 나눠 스스로 해냈다.

이들의 순수한 의도가 알려지자 일부 기업에선 차량이나 약품 등을 아무런 조건없이 후원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가기로 한 어학연수를 마다하고 국토종단에 참여하는 이인실(李仁實.24.여.성공회대 일어일본학과 4년)씨는 "처음 신청할 때는 단지 극한 상황을 이겨내는 기회로 삼을 작정이었다" 며 "하지만 출발일이 다가오면서 앞으로 닥쳐올 통일에 뭔가 기여할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는 계기로 삼고싶다" 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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