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실사지수 하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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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기업인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1년6개월만에 100아래로 내려앉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이 많은 6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1.44로 경기하강 국면을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BSI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에서 나빠지리라고 보는 업체를 뺀 비율에 100을 더한 것으로, 지수가 100보다 적으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뜻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금융권 구조조정에 따라 자금시장이 여전히 불안해 기업의 재무환경이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요인" 이라며 "여름철 비수기 업종이 늘어난데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불안정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비제조업(85.3)이 제조업(93.0)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비제조업에서 비중이 큰 광업(60.0)과 건설업(64.1)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가운데는 섬유 및 의복(61.9)의 중국수출 부진과 나무 및 나무제품(58.8)의 수요감소로 지수가 낮았다.

이에 비해 계절적으로 장사가 잘되는 음료(128.6)와 타이어(120.0).철강(117.6).자동차(115.2).정보통신(105.3)등은 경기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102.2)와 수출(106.1)은 아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3월 이후 계속 지수가 낮아지고 있어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투자(102.4)상승세가 둔화되고 제조업의 재고(106.5)가 점차 늘어 이런 추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김원규 산업연구원(KIET)동향분석실장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경제는 급속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4분기 이후 경기선행지수가 둔화되는 등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며 "이같은 추세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의 정상적인 경제상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경기하강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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