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칩 1000분의 1’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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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인류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트랜지스터가 국내 과학계에서 개발됐다. 이에 따라 지금의 반도체 칩을 최소 1000분의 1 정도로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기초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의 이탁희 교수팀은 분자 하나가 트랜지스터 역할을 하는 단분자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영국의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24일자에 발표됐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칩 등 전자부품에 거의 들어가는 필수 부품이다. 1기가D램에는 10억 개의 초소형 트랜지스터가 들어가 있다.

연구팀은 세 개의 전극 사이에 벤젠 분자 한 개를 올려 놓은 뒤 분자에 전류가 흐르는지와 그 전류를 조절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전류의 양을 조절하는 수도꼭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게이트 전극을 이용해 분자에 흐르는 전류를 차단 또는 개방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의 트랜지스터는 실리콘 분자가 최소 1억 개 이상 들어가 있다. 이 교수는 “단분자 트랜지스터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실용화되면 정보 저장용 기억장치나 컴퓨터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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