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감축 시기상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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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23일 오후 정부 중앙청사에서 회담을 열고 한반도와 동북아지역 안보를 위해 주한미군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올브라이트 장관은 "다른 이유가 등장하지 않는 한 철군(撤軍).감군이나 감축은 시기상조로 고려한 바 없다" 고 강조했다.

李장관도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구축 후에도 동북아 평화를 위한 안정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또 두 장관은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한의 국제사회 참여를 위해 더욱 긴밀히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고 설명했다.

특히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새롭고 생산적인 기회가 주어졌다" 면서 "그러나 우리(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닌 만큼 남북관계 진전을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올브라이트 장관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만나 북한 핵.미사일과 주한미군에 대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입장을 들었다.

金대통령은 "북.미관계의 진전이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고 지적하면서, "미 정부의 6.19 대북 제재 완화 조치가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 내는 데 기여할 것" 이라고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24일 출국한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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