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몰려드는 응급환자 진료에 지쳐있던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의료원 의사들은 23일 모처럼 활짝 웃었다.
장미.백합.해바라기 등으로 만든 1백개의 '사은' 꽃바구니가 한꺼번에 배달됐기 때문이다.
이 꽃바구니를 보낸 사람은 꽃배달 전문회사인 Y사 사장 김진국(37)씨. 그는 병원 폐업 와중에 갑자기 몸이 아파 이 병원을 찾은 회사 여직원을 잘 보살펴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6백만원어치의 꽃바구니를 보낸 것이다.
회사 여직원 朴모(29)씨는 병원 폐업 전날인 19일 밤 배가 아파 동네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난소에 물혹이 있다. 큰 병원에 가야 한다" 는 말을 듣고 20일 오후 정밀진단을 위해 국립의료원을 찾았다.
하지만 중환자들이 워낙 많이 몰려 병원측으로부터 "당장 CT 촬영을 할 수 없다" 는 얘기를 듣고 진료받기를 포기하고 귀가했으나 이튿날인 21일 병원측이 잊지 않고 연락, 진찰받도록 해준 것이다.
박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