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일본 닛쇼이와이, 해외영업망 공동 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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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삼성물산이 일본 6대 종합상사의 하나인 닛쇼이와이(日商岩井)와 해외 영업망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영업 제휴를 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닛쇼이와이와 삼성물산이 해외 영업거점 활용을 포함한 포괄적인 제휴를 하는 것에 합의했고, 북한 진출시 함께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상사기획팀장 구교형 이사는 "종합상사의 구조조정으로 해외지점망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닛쇼이와이가 해외영업을 함께 협력하자고 제안해왔다" 며 "해외거점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일본 종합상사의 경우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미쓰이(三井)물산.미쓰비시(三菱)상사.스미토모(住友)상사 간에 인사.총무 등 관리업무를 통합하는 제휴관계를 했지만 종합상사간 영업제휴를 한 것은 처음이다.

종합상사는 자체적인 제조업 기반 없이 다른 기업의 제품이나 기술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영업 측면에서는 서로 경쟁관계이기 때문에 영업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돼왔다. 따라서 이번 협력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닛쇼이와이의 소식통을 인용, ▶자사의 담당자가 없는 지역에선 업무를 위탁하고▶양사의 담당자가 많은 지역은 서로 인원을 재배치하는 등의 형태로 삼성물산과 협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 영업망이 충실한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중국 북동부 지역 영업은 삼성이, 북미 거점의 영업은 닛쇼이와이가 맡는 형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먼저 양사가 강점을 가진 화학품 사업에서 협력지역을 정해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삼성물산 具이사는 "동업자란 점에서는 발생할 경쟁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협력시 비용절감과 이익부분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닛쇼이와이와 1986년 전략적 제휴를 하고, 해마다 두차례씩 세계시장 정보 등을 공유하는 회의를 열고, 세계시장에서 공동 수주하거나 각각 강점을 가진 자국시장에서 서로 거래를 중개하는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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