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림씨 어려운 이웃에 '된장 사랑' 듬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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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우재단이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8년 전 건립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대우꿈동산아파트의 50여 어린가장들은 지난 18일 모처럼 '맛있는 선물' 을 받았다.

모그룹의 해체로 지난 3월부터 전기.가스료 지원금마저 끊기면서 찬거리 장만이 늘상 고민이었던 이들에게 전해진 선물은 죽염으로 담근 된장.

이날 뜻밖의 선물을 들고 이곳을 찾은 사람은 죽염된장 제조업을 하는 이정림(李正林.47.충북 괴산군 청안면)씨. 그는 2㎏짜리 50통을 전달했다.

李씨는 앞으로도 해마다 두차례씩 이곳을 찾기로 약속해 소년소녀가장들로부터 고마움을 샀다.

이로써 李씨로부터 죽염된장을 선물받은 사람은 3천명을 웃돌게 됐다.

李씨는 지난해 봄 전국의 소년소녀 가장 1천여명에게 된장을 일일이 택배로 보낸데 이어 작년 가을과 올봄에도 각각 1천명에 가까운 독거(獨居)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나눠줬다.

지금까지 전달된 것만 약 6천만원어치에 이른다. 李씨는 이달 중 전국의 시각장애인 5백여명에게도 된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사업부도로 쫓기다시피 전국을 전전하다 괴산에 정착, 죽염된장 제조업에 본격 나선 李씨는 "중앙일보의 '귀농성공시리즈'에 소개된 뒤 사업이 안정되면서 그동안 받은 주위 사람의 도움이 생각나 받은 만큼 불우 이웃에게 베풀기로 한 것 뿐" 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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