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에 '리눅스' 싣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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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기업이나 단체 등의 메인 컴퓨터인 '서버' 에 리눅스 운영체제(OS)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서버 시장의 절대 군주로 자리매김했던 윈도나 유닉스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보통신부 주최로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린 '글로벌 리눅스 2000' 에 국내외 67개 기업이 몰렸다. 이 자리에서 컴팩코리아 등 컴퓨터 업계와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 등 전문 벤처기업들이 앞다퉈 리눅스용 서버를 선보였다.

이는 최근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나 인터넷포털업체 등 닷컴들이 ▶시스템이 개방돼 있어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만들 수 있고▶가격이 경쟁 제품에 비해 싸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많이 찾기 때문이다.

리눅스 서버의 인기는 판매량에서 확실히 증명된다.

한국HP는 올들어 판매한 2천3백여대의 서버 중 60% 정도를 리눅스용 모델인 'N클래스' 로 팔았다. 나머지는 윈도 NT 탑재 제품. N클래스는 HP가 전세계에 보급하는 서버의 22%에 달해 주력 상품이 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35%에 이른다.

컴팩코리아도 중저가 서버 중 20%를 리눅스용으로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알파 프로세서를 내장한 컴팩의 모델은 슈퍼컴퓨터급 수준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에서 65대의 리눅스 기반 알파서버를 연결해 슈퍼컴퓨터 성능을 보여주는 연구를 추진 중이다.

한국IBM은 자사의 프로그램 도구들을 리눅스에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자사 브랜드의 모든 서버는 리눅스를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RS/6000' 에 머물던 리눅스 운영체제 탑재도 연말까지 고성능 서버로 확대할 방침이다.

전문 벤처기업으론 리눅스원이 올들어 6백50대 정도의 리눅스 서버를 판매했고, 지난 4월부터 리눅스 서버 사업을 시작한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도 그동안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유니워크가 전자상거래용 리눅스 서버 '유니원' 을 내놓았고, 아라기술.드림인테크 등과 손잡고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값싸게 서비스하면서 3년간 하드웨어의 품질을 보증하는 등의 판촉행사까지 벌이고 있다.

한편 미국 IDC에 따르면 리눅스는 지난해 전세계 서버시장 점유율이 25%에 달했다. 1998년보다 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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