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핫이슈] '북한' 말풍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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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북한' - . 지난주 PC통신의 게시판을 가득 메운 단어다.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3분의2 이상이 북한 관련 내용이었다.

'vigorous' 라는 유니텔 이용자는 "남북 정상이 손을 마주잡는 순간 55년간 막혔던 남과 북 우리 한민족의 혈관이 하나로 이어져 뜨거운 피가 용솟음치는 생명력을 느꼈다" 고 말했다.

감정적인 대응을 우려하는 이들도 많았다. 넷츠고의 안영주(veloce)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하러 공항에 나온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하지만 뒤통수를 맞지 않을까 조심해야 한다. 금강산 간다고 온 나라가 좋아했을 때 서해교전 사건을 일으킨 것이 북한" 이라고 말했다.

채널아이의 백종연(k2sorry)씨도 "언젠가 오늘을 회상하며 그땐 너무 감성적이었다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며 지나친 감성적 대응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리안과 나우누리에선 대학가의 인공기 게양사건에 대한 논란도 벌어졌다.

천리안의 '나도 한마디(go WORD)' 에서는 "55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는 의미심장한 시기이니 이번만은 못본체 하자(C172737)" 는 주장과 "북한에 태극기가 걸린 것도 아닌데 인공기를 걸 필요가 있나(핑크제로)" 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나우누리에서도 인공기 게양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검찰의 사법처리 방침엔 "학생들의 의도가 순수하게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기 위한 것인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남북 화해 무드에 금이 가게 하는 것은 아닌가" "악법도 법이라지만 너무 극단적이다" 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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